지금까지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냥 이상한 사람들을 만났을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비슷한 일이 이토록 반복된다면 이건 문제였다.

 

처음에는 몇몇 남자들이 연애로 이어질 법한 호감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아 질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보다 잘난 사람도 많고, 실제로 연인으로 발전한 경우도 있는데 왜 나에게 저러는가. 내게 향하는 호감은 결국 이성적인 감정이 아니었고 사귀기까지 이어진 적도 없지 않은가.

 

몇몇 여자들의 행동도 마찬가지다. 나와 아무런 갈등도 없었는데, 갑자기 말을 무시하거나, 은근히 짜증내거나, 어떠한 사소한 것도 해주기 싫어하는 눈치가 저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유독 대상이 되는 같은 착각인가?

 

이런 일들 대부분은 언급하기도 애매한 사소한 일로 끝나지만, 문제는 그중 일부가 진심으로 내게 시비를 걸어온다는 점이다.

 

아, 나는 뭘 착각하고 있는건가. 내가 그들보다 잘난 게 아니라, 그들이 나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서 시비를 거는 것이다.

 

학벌, , 외모, 직업, 그것도 아니면 외향적인 성격 면에서 어느 한두 가지는 나보다 나은 구석이 있으니, 남자들은 그러한 해프닝의 주인공이 자신이었어야 했고, 여자들은 나 정도의 호감은 가볍게 넘기고, 나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정작 자신에겐 관심도 없이 다른 사람에게 대시하는 나는 불안의 원천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의 괴리를 해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들의 시비에 대응하지 못하면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그들의 사고방식이다.

 

이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내가 겪는 일들이 설명되지 않는다. 누구도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몸을 살짝 부딪히려 하거나, 은근히 멕이는 사소한 말을 던지는 , 초반의 작은 시비들은 반응을 떠보고 무시해도 되는지 파악하는 역할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성적인 데다 대부분의 사람과 깊게 어울리지 않으며, 원만하게만 지내고 싶어 웬만한 일은 그냥 넘긴 내가 최적의 대상이다. 선을 크게 넘었을 때만 대응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계속 당하고 되돌아오는 것은 없으니 본인들은 신났겠다.

 

하지만 내가 어쩔 있는가? 나는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겹치는 일이 생기면 친해지고, 아니면 그냥 활동만 하고 와도 만족했다. 정도의 거리감이 가장 편했다.

 

아니, 단지 내성적인 성격만으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 작은 시비에 그때그때 대응하지 했으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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